인사말
새로운 희망적 대안, 협동조합
협동조합 정신을 만나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
협동조합이야말로 사회적 경제, 공유 경제이다
경제적 양극화에서 나타나는 병폐를 치유하여,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정체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사회의 안정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 유엔과 각 나라 그리고 많은 경제학자들이 새롭게 제시하는 해결방안 중 하나가 사회적 경제, 공유 경제이며 그 유효한 대안이 협동조합임을 알게 되었다.

시장 경쟁력이 있는 협동조합 기업은 무엇일까?
협동조합은 시장을 존중한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협동조합 기업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첫째로 협동조합 기업의 효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득 증대 효과이다. 둘째로 불신사회에서 ‘신뢰와 정직’을 다시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는 사업 형태가 유리할 것이다. 셋째로, 개선 효과가 명확하고 뚜렷한 분야여야 할 것이다. 넷째, 조합원이나 협동조합 기업의 직원이 안정적 봉급을 받을 수 있는 수익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막상 할 수 있는 사업은 많지 않았다.

믿음과 신뢰는 협동조합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무형의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협동조합에서 신뢰는 얼마나 중요한가? 신뢰는 무형의 사회적 자산(Social Asset)인 셈이다. 이런 면에서 택시협동조합과 관련하여 나는 비록 넉넉한 초기 자본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택시문제와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은 물론 기대와 희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므로 사회적 자산을 조금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택시업계의 실정
택시협동조합은 개선 효과가 매우 큰 사업이다. 택시기사들이 사업주의 ‘선이익 보장제’와 다름없는 사납금제에서 해방되기만 한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막장 노동자처럼 인식되고 있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택시기사들은 하루 12시간 동안 일하여 한 달에 12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다. 장시간 노동인데 반해 최저생계비는 물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월급은 적고 들어가야 할 돈은 많다 보니 택시기사들이 교대근무 없는 하루 종일 혼자 타는 '일차'나, 휴일에도 근무하는 '휴무 승차'라는 살인적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다. 막심 고리키는 '일이 즐거우면 인생이 낙원이지만, 일이 의무이면 인생은 지옥'이라고 하였다. 택시협동조합은 이러한 택시 현실을 명쾌하게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때로는 신호위반, 과속운전을 하고 더러는 승차거부, 부당요금도 일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승객에게 불친절하고 승객을 불안하게 하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협동조합이야말로 택시의 열악한 현실을 타개하는 개선 효과가 가장 뚜렷하고 명확한 영역이라 생각한다.

자본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자본을 고용하는 협동조합
조합 가입 희망자들이 출자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여 은행권에서 기사들에게 출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와 대출이 불가한 저신용자가 예상보다 너무 많았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영진과 실무진을 오가면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다. 현재 법정관리상태 하에서 40%대의 가동률로도 흑자를 내고 있으며, 협동조합의 조합 출자금은 조합이 관리하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에도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현재 ‘서기운수’의 재무제표와 각종 자료를 동원하여 설명해 나갔다.

시간이 지나자 서울보증의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 가고 점차 긍정적인 반전이 이루어졌다. 결국 ‘한국택시협동조합’과 ‘서울보증보험’, 그리고 ‘하나은행‘의 3자 협약이 성사되었다. 그래도 문제가 남았다. 신용등급 8~9등급과 신용불량자에 대해서는 또 다른 대책이 있어야 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서울시 사회경제과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신용보증재단’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빠르면 9월 중으로 보증이 가능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루어졌다. 이로써 자본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본을 고용하는 협동조합의 정신이 구체화되는 하나의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 최초로 택시협동조합 출범하다
2015년 7월 1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 최초의 택시협동조합 출범식이 이루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과, 멀리 부산에서 송기인 신부님, 팔만대장경 연구소장 종림 스님, 협동조합운동의 대부 황민영 선생 등 내외 빈, 그리고 협동조합택시의 큰 힘을 보태주신 서울신용보증, 하나은행 관계자들이 출범식에 참석해 주셨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눈물 글썽이는 환희의 얼굴들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다.

협동조합택시의 출범과 그 이후
인수 후 한 달 만인 7월 말에 첫 배당이 이루어졌다. 조합원들에게 기존 월급보다 55만원이 많은 배당금이 주어졌다. 택시 가동률이 70%가 넘을 경우 기존 회사택시 월급에 70만원의 추가 배당을 기대하는 것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 가능한 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연말이 되면 또 다른 추가 배당을 약속했다. ‘사람이 자본을 고용한’ 결과이다.

이제 전국적으로 택시 협동조합이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택시협동조합에는 이미 교사, 수의사, 외교관 근무자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공무원 대기업 간부 등에 이르기까지 안정적 일터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택시협동조합이 이제 막장 직장이 아닌 인생 이모작의 품위 있는 일터가 되도록 여러 면에서 힘써 나아갈 것이다. ‘투명하게 경영하고 이익을 모두 나누는 기업’ 이것이 바로 한국택시협동조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