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017.04.14.월요신문] “장애인, 노인 모두 같이 협동해 잘 사는 게 제 목표죠”
관리자 20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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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택시협동조합 박계동 이사장 인터뷰

 

 

 

 

  

‘COOP, 이라고 로고를 붙인 노란색 택시가 눈에 띈다. 쿱택시는 협동조합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cooperative에서 따왔다. 노동자가 일한만큼 더 많이 돌려받는다는 취지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한국택시협동조합이 출범 2년을 앞두고 있다. 일단 성공적이다. 조합의 기세는 포항, 경주, 대구, 광주 등 전국으로 뻗어가고 있다.

 

쿱택시 조합원은 모두 출자자이자 노동자다. 전체 근무자 중 60세 이상 근무자가 30%, 장애인 12%를 차지한다. 일반 택시회사에는 보기 힘든 구조다. 조합원의 월 평균 소득은 270만 원. 사주 이익을 없애고 소득을 공동으로 나눈 결과다. 이런 회사를 만든 이는 박계동 이사장이다. 413일 서울 마포구 성산2동 한국택시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협동조합으로 택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택시를 선택한 것은 정부나 지자체 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자조, 즉 시장의 원리로 독립 경영이 가능할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택시사업은 노동력이 중심이다. 정직한 시스템으로 가동률을 높이면 많이 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개인적으로 택시 운전기사를 한 것이 영향을 줬다. 택시 종사자들 사연도 천차만별이다. 빚보증을 잘못 섰거나, 투자를 잘못했거나, 사업이 망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들에게 사납금제가 발목을 잡는다. 택시 사납금제는 사업주의 이익이 우선이다. 이런 구조하에서는 저임금 해소가 어렵다. 우리나라에 절망에 빠져 있는 택시 종사자가 30만 명 가량 된다. 이 분들을 돕고 시장을 바로 세우자하는 각오로 시작했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2년 차를 맞았다. 출범 때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나.

 

서기운수를 인수할 당시 승무직 인원이 75명이었는데 현재 175명으로 100명이 늘었다. 가동률이 43%에서 90%로 증가했고, 평균 임금 140만원에서 현재 270만원으로 130만원 증가했다. 차량 수가 171대에서 5대 증가해 176대 운행 중이다. 짧은 기간에 큰 변화를 이뤘다고 본다.

 

어려움은 없었나. 출자금 마련이 쉽지 않았을 텐데.

 

출범 당시 안팎으로 혼란스러웠다. 200명의 조합원이 각자 2500만원 출자해서 50억 자산을 모으는 게 가능하겠느냐 하는 불신이 있었다. 박계동이 재산 다 털고도 모자라 사채까지 빌려서 협동조합 회사를 만든다는데 과연 이익을 다 나눠줄까. 사기 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높은 이자의 사채를 써서 곧 망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초기에 조합원이 들어왔다가 금방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외부의 적도 있었다. 택시회사 사주나 노조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이 경영 상태를 매달 공개하자, 기존 택시회사 기사들 사이에서 급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택시협동조합은 노조가 없나.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출자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가 성립이 안 된다. 노조가 만들어졌다가 조합원 스스로 노조를 없앴다. 초기에는 시장진입 장벽도 높고 다양한 압박이 있었다. 지금도 일정부분 음해하는 곳이 있으나 지난 연말부터 비교적 안정된 편이다.

 

일반택시 회사와 운영체계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협동조합 자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민주적 원칙, 조합원 10명 당 1명 운영위원을 뽑아서 인사 경영·교육복지·사고처리·징계위원회를 구성해서 자치가 이뤄지게 한다. 두 번째, 투명한 경영이다. 매달 5일 회계를 마감하고 외부 회계법인에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원가분석 전표를 보내 상세히 공개한다. 매달 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매입·매출을 알리고 배당액을 보고 후 10일 월급에 반영한다. 세 번째, 공정한 분배다. ·야간 수입 차이가 발생하고 이동 거리에 따라 가스 이용량에 차이가 생긴다. 초기에는 많은 활동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가스를 무료 공급했다. 최근에는 기본 가스 공급을 제외한 추가 공급분에 대해 원가 20%는 공동비용으로 전가하기로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했다.

 

사납금제를 없앤 이유는 뭔가.

 

일반 택시회사들은 일일 사납금제도를 시행한다. 쿱은 한 달에 기준금(340만원)을 다 채우면 월급 130만원, 정책배당 50만원, 154천원 부과세 환급. 1954천원 기본임금을 받아 갈 수 있다. 초과수입은 100% 본인 수익이다. 평균적으로 75만 원 정도 초과 수입이 발생해 조합원 1인당 270만 원을 가져간다. 기준금은 출범 당시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조합 재무구조가 궁금하다. 조합 설립에 당시 개인적으로 사채를 냈는데 부채는 다 갚았나.

 

서기운수 인수 당시 40억 원이 들었다. 이자 비용 86천만 원, 차량 5대 추가 구입, 서울보증기금 선 보증료, 법인설립 컨설팅 비용 등 합쳐서 58억 정도 비용이 발생했다. 180명 조합원이 2500만원씩 모아 45억 원을 만들었고 부족한 13억 원은 대출받았다. 지금까지 이자 잘 내고 무리 없이 흘러가고 있다.

 

  

타 지역으로 조합을 확시키고 있는데 그곳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한국협동조합연대를 먼저 설립했다. 지역 택시회사를 연대가 직접 매입해 협동조합 체제로 변경하고 운영시스템을 도입시킨다. 연대는 이익만을 좇지 않으며 조합원 교육에 힘쓴다. 6개월은 연대가 직영으로 관리하고 이후에는 현지 협동조합이 자율적으로 운영을 한다. 연대는 꾸준히 협동조합 운영원칙이 실천되고 있는지 감독한다.

 

고령자나 장애인 비율이 높은 이유가 있나.

 

전제 175명 중에 60세 이상이 52, 장애인이 20명 정도 된다. 이런 구조는 고령화 사회에 꼭 필요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택시운전에 연령 제한은 없다. 대신 고령의 운전자는 안전을 위해 적성정밀검사를 매년 받게 한다. 장애인의 경우는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지원금이 나온다. 그 지원금을 장애인에게 전액 다 나눠 주고 있다.

 

협동조합을 운영한지 110개월 됐다. 소감은 어떤가.

 

국제 협동조합 연맹 7원칙이 있는데 너무 어려워 앞서 얘기한 3원칙(민주적 원칙, 투명한 경영, 공정한 분배)을 직접 만들었다. 추상적인 개념을 제도화된 시스템으로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협동조합이 많이 생겼다. 정부가 협동조합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나.

 

정부에서 협동조합을 권하면서 생태환경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기업형 협동조합의 경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출범 때 신용불량자가 75명 있었다. 신용이 낮아 출자금 대출이 어려웠다. 박원순 시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결국 한국사회투자에서 출자를 받아 조합원에 재대출 하는 방안을 어렵게 마련했다. 월급에서 공제돼 대출기관은 안전하지만 조합원은 이자 부담에 시달린다. 정부가 이런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협동조합이 활성화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협동조합 발전을 위해 기재부에 낮은 금리 융자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의정활동 할 때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정계 복귀 의향은 없나.

 

지금은 협동조합만으로도 할 일이 너무 많다. 다선의원 되는 것보다 협동조합 일이 훨씬 중요하다. 다시 정치를 하게 되면 협동조합 일에 장애가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더 벌일지 궁금하다. 계획은 있으신가.

 

상반기에 전주, 제주, 춘천 택시협동조합 출범이 완료될 예정이다. 후반기에는 전세버스협동조합 모델 기업을 만들 예정이다. 이후 화물트럭·어린이집·노인요양 시설 협동조합 등을 순차적실천해 나갈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소비자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게 목표다.

 

(권현경 기자 chocopie-8432@daum.net)